(03/11) 주일1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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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부
- 누가복음 21장 1~4절

결혼은 전부를 거는 것입니다. 사람이 전부일 때도 있지만 상황과 조건, 혹은 다른 무엇이 필요하기도 합니다. 오늘 본문에서는 자신의 전부를 걸어 한 사람과 평생 살기로 했다가 그 전부를 잃은 여자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나옵니다. 과부가 드린 두 렙돈의 헌금 예화입니다.

두 렙돈은 당시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최소의 헌금 단위로, 현재의 가치로 500원 동전 2개 정도입니다. 하나님에게는 굳이 받을 이유가 없는 금액이기도 합니다. 성전에서 과부가 들어갈 수 있는 곳에 비치된 헌금궤에 모인 돈은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. 남편을 잃었기에 구제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여인이 생활비 전부를 구제 헌금으로 내어놓습니다. 과부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드린 것입니다.

살다 보면 숨 쉬는 것조차 버겁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. 죽는 게 낫겠다 싶은 정도로 삶의 무게가 무거울 때가 있습니다. 과부가 가진 것 전부를 드린 것은, 스스로 생명 유지 장치를 떼어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. 그런데 예수님은 기뻐하십니다.

예수님이 기뻐하신 이유를 알려면 이 예화가 누가복음의 어느 위치에 등장하는지 생각하면 좋습니다. 누가는 과부의 가산을 삼키는 종교지도자의 탐욕(눅 20:45~47), 그런데도 생활비 전부를 드리는 과부(눅 21:1~4), 화려한 성전의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는 심판(눅 21:5~6)의 순서로 성경을 기록합니다.

예수님은 과부의 돈이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구제 헌금이었기 때문에 기뻐하신 것이 아닙니다. 누구보다 많이 드렸다고 기뻐하십니다. 과부는 하나님께 전부를 드렸고, 하나님께서 그 전부를 받으셨습니다. 하나님께 전부를 맡기는 사람은 전부이신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. 크고 화려한 성전에서 돈을 쓸어모았던 서기관들은 한 번도 하나님께 전부를 드린 적이 없고 하나님이 전부였던 적도 없습니다.

하나님이 나의 전부인가요? 기도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요? 하나님이 먹이시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왜 이렇게 아등바등 챙기려고 들까요? 예수를 정말로 믿는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길 소망합니다.